한국 중년 성인에서 자녀 독립에 따른 가족발달단계의 변화가 우울증 발생 위험에 미치는 영향
The Effect of Changes in Family Developmental Stage According to Child Independence on the Incidence of Depression in South Korean Middle-Aged Adult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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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연구배경
성인의 우울증 발생은 중년기에 증가하며, 생리적인 변화와 다양한 인구사회학적 요소들이 이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자녀와 동거중인 중년 성인을 대상으로 자녀 독립에 따른 가족발달단계의 변화와 우울증과의 연관성에 대해 종단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방법
본 연구에서는 고령화연구패널 조사의 2006년 1차 조사에 참여한 45세 이상에서 65세 미만의 성인 남녀 중에서 독립하지 않은 미혼 자녀와 함께 거주하고 있고, 우울증이 없으며, 2018년 7차 조사에 Center for epidemiologic studies depression 10과 자녀관련 문항에 응답한 1,593명(2018년 기준 우울증 발생군 587명, 우울증 비발생군 1,006명)을 대상으로 하였다. 연구 대상자의 일반적 특성 및 가족발달단계에 따른 우울증 차이를 비교하기 위하여 카이제곱 검정, t 검정, Mann-Whitney U 검정을 이용하였으며, 1차부터 7차까지 자녀 독립에 따른 가족발달단계 변화가 중년 한국인의 우울증 발생에 미치는 종단적 영향을 살펴보기 위해 일반화 추정 방정식 모델을 이용하였다.
결과
‘자녀 양육기’에서 ‘자녀 독립기’로 변화군의 우울증 발생률(29.4%)이 ‘자녀 독립기’에서 ‘빈 둥지기’로 변화군(41.8%)과 가족발달단계 비변화군(37.5%)보다 유의적으로 더 낮았다(P=0.000). 또한, 일반화 추정 방정식 모델에서는 가족발달단계 변화와 우울증 발생의 종단적인 연관성도 확인하였다.
결론
본 연구의 결과, 자녀 독립에 따른 가족발달단계의 변화가 한국 중년 성인의 우울증 발생에 유의한 영향을 주었다. 따라서, 중년 성인의 우울증 관리에 있어서 자녀의 독립 여부도 중요한 요소로 확인할 필요가 있다.
Trans Abstract
Background
The incidence of depression in middle-aged adults is increasing and has been affected by physiological changes and various sociodemographic factors. The present study aimed to examine the longitudinal relationship between depression and changes in the family developmental stage based on child independence in South Korean middle-aged adults living with children.
Methods
This study included 1,593 people in the age group of 45-64 years who participated in the first survey of the Korean longitudinal study of aging in 2006. Participants did not have depression, lived with unmarried children, and responded to Center for Epidemiologic Studies Depression 10 scale and child-related questions in the 7th survey (2018). The chi-squared test, t-test, and Mann-Whitney U test were used to compare differences in depression according to general characteristics and family developmental stage. The generalized estimating equation model was used to longitudinally examine the effect of changes in the family developmental stage on the incidence of depression from the 1st to the 7th survey.
Results
Changes in the family developmental stage based on child independence have a significant effect on the incidence of depression in middle-aged adults (P=0.000). In addition, in the generalized estimating equation model, the longitudinal association between changes in the family developmental stage and the incidence of depression was confirmed.
Conclusions
Therefore, confirming the independence of children as an important factor is essential in the management of depression in middle-aged adults.
서론
우울증은 생각, 감정 및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질환으로 기분 및 에너지 저하, 슬픔, 불면, 일상생활의 흥미 감소를 특징으로 한다[1]. 우울 장애는 자살, 장애 같은 공중 보건 문제를 야기한다는 점에서 주의가 필요하다[2]. 세계보건기구(World Health Organization)에 따르면, 우울증 유병률은 연령에 따라 다양하나, 중년기에 증가하며, 55-74세 여성에서 7.5% 이상, 남성에서 5.5% 이상을 차지한다[3]. 우리나라의 경우 2010년부터 2019년까지 ‘상세불명의 우울에피소드’ 상병명의 연도별 환자수 추이는 증가하고 있으며, 상기 상병의 2019년 연령별 내원일수 데이터에서 40대에서 60대 사이 중년의 내원일수 합이 전체의 약 42% 정도를 차지하는 것으로 우울 증상으로 병원을 방문하는 환자들 중 중년 성인이 차지하는 비율이 적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다 [4].
중년기는 학자마다 다르게 제시하고 있지만 40대에서 60대 사이로 Levinson [5]에 따르면 중년기는 성인기와 노년기의 중간 단계이다. 중년기는 신체적, 사회적, 인지적인 변화가 있는 시기로[6] 성별에 따라 다양한 요소들이 우울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7,8]. 특히, 중년 남성보다 여성의 우울 위험이 높고, 중년 여성은 실업 상태, 비만인 경우, 만성 질환이 있는 경우 우울 위험이 높아진다는 보고가 있다[9]. 이러한 중년 여성의 폐경기 이행 시에 우울 위험 증가는 호르몬 변화에 대한 생물학적 반응일 뿐만 아니라, 생리적, 심리적, 사회적, 문화적 관점을 포함한 모형(bio-psycho-socio-cultural model)으로 설명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보고되고 있다[10].
중년 성인의 우울증 예방을 위해 우울에 영향을 주는 요소들을 파악하는 것은 중요한 연구라 할 수 있다. 그중 자녀 독립과 우울증의 연관성에 대한 여러 선행연구가 있으나 결과는 일관적이지 않다. 자녀의 독립이 부모의 고독감과 우울감에 영향을 준다는 연구 결과가 있으며[11-13], 자녀의 독립이 부모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결과도 있다[14,15]. 또한, 여성가족부 가족실태조사에서 ‘가족 구성원 전체의 자녀와 자녀 양육에 대한 생각’을 조사한 통계에 따르면, '자녀의 성장을 지켜보는 것이 인생에서 가장 큰 즐거움이다' 등의 자녀에 대한 긍정적인 답변이 많은 비율을 차지하는 반면, '자녀를 돌보는 일은 힘든 일이다' 등의 부정적인 의 견에 대해 동의하는 응답률도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 그리고 연령별 조사에서도 40대에서 70대 사이의 결과가 비슷한 결과를 보인다[16].
이 같은 선행연구와 통계에 따르면, 대부분의 선행연구가 초점을 맞추는 부모의 고독감, 허탈감 등은 우울증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자녀가 독립함으로 인해 감소하는 부양 부담감은 우울증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수 있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는 자녀의 독립이 이러한 복합적인 요소에 의해 우울증 발생률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 지에 대해서 확인하고자 본 연구는 고령화연구패널 자료를 이용하여 자녀와 동거 중인 중년 성인을 대상으로 자녀 독립에 따른 가족발달단계의 변화와 우울증과의 연관성에 대해 종단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방법
1. 연구 대상
본 연구는 한국고용정보원이 오픈하여 제공하고 있는 Korean longitudinal study on aging (KLoSA)을 활용하였다. KLoSA는 제주를 제외한 전국 10,254명의 패널을 대상으로 2006년부터 짝수년도에 실시되고 있으며, 인구, 가족, 건강, 고용, 소득, 자산, 주관적 기대감, 사망 등 총 8개의 항목을 중심으로 조사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2006년 1차 조사에 참여한 45세 이상에서 65세 미만으로 독립하지 않은 미혼 자녀와 함께 거주하고 있으며, 우울증이 없는 중년 한국인 중, 2018년 7차 조사에 Center for epidemiologic studies depression 10 (CES-D10)과 자녀관련 문항에 응답한 1,593명을 대상으로 하였다.
2. 연구변수
1) 우울
KLoSA 1차 조사에서 우울증 유무 구분을 위해 CES-D10(Anderson form)을 사용하였으며 이는 한국판 CES-D20 중 10개의 문항을 발췌하여 사용한 것이다. CES-D10 (Anderson form)에는 ‘평소 아무렇지도 않던 것들이 귀찮고 괴롭게 느껴졌다’, ‘정신을 집중하기 힘들었다’, ‘우울하다고 생각했다’, ‘모든 일들이 힘들게 느껴졌다’, ‘비교적 잘 지냈다고 생각한다’, ‘무엇인가 두려움을 느꼈다’, ‘잠을 잘 이루지 못했다’, ‘큰 불만 없이 생활했다’, ‘세상에 홀로 있는 듯한 외로움을 느꼈다’, ‘도무지 무얼 해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의 10가지 질문이 포함되며 질문에 대한 긍정적 대답은 ‘1’, 부정적 대답은 ‘0’으로 값을 부여한 다음, 모두 합산한 값을 이용한다. 단, ‘비교적 잘 지냈다고 생각한다’, ‘큰 불만 없이 생활했다’ 문항은 역산하여 총점을 합산한다. 총점이 4점 이상이면 우울증이 있는 것으로 판단하였다.
KLoSA 7차 조사에서는 CES-D10 (Boston form)을 사용하여 우울증 유무를 판단하였으며 CES-D10 (Boston form)은 노인·만성 질환자를 대상으로 개발한 미국 CES-D20 문항 중 축약·번한되어 사용되고 있는 한국판 CES-D10이다. 1차 조사의 CES-D10 (Anderson form)의 ‘평소 아무렇지도 않던 것들이 귀찮고 괴롭게 느껴졌다’, ‘정신을 집중하기 힘들었다’, ‘무엇인가 두려움을 느꼈다’ 문항이 7차 조사의 CES-D10 (Boston form)에서 각각 ‘사람들이 나를 차갑게 대하는 것 같았다’, ‘마음이 슬펐다’, ‘사람들이 나를 싫어하는 것 같았다’로 변경되었다.
2) 가족발달단계 변수
본 연구에서는 가족발달단계 변수를 1차부터 7차 조사 시점의 자녀 독립 여부에 따라 분류하였다. 자녀가 모두 독립하지 않고 동거하는 부모군을 자녀 양육기(child rearing), 첫 번째 자녀가 독립한 부모군을 자녀 독립기(child launching), 모든 자녀가 독립한 부모군을 빈 둥지기(empty nest)로 분류하였다. 자녀가 한 명인 경우, 그 자녀가 독립하면 빈 둥지기로 분류하였다. 이에 따라 1차부터 7차 조사까지 가족 발달단계 변화 유무에 따라 두 군으로 구분하였다. 1차부터 7차 조사까지 가족발달단계의 변화 없이 자녀 양육기가 지속되는 군과 자녀 독립기가 지속되는 군을 '가족발달단계비변화군'으로 지정하였으며 1차부터 7차 조사까지 가족발달단계의 변화가 있는 군은 '자녀 양육기'에서 '자녀 독립기'로 변화군과 '자녀 독립기'에서 '빈 둥지기'로 변화군으로 분류하였다. '자녀 양육기'에서 '자녀 독립기'로 변화군은 1차에서 모든 자녀와 동거하였으나 7차까지 첫 번째 자녀가 독립한 부모군이며, '자녀 독립기'에서 '빈 둥지기'로 변화군은 1차 조사시점 첫 번째 자녀가 독립하였으며, 7차까지 모든 자녀가 독립하여 빈 둥지기에 진입한 부모군으로 지정하였다.
3) 인구사회학적 변수
인구사회학적 요인으로는 성별, 연령, 교육수준, 거주 지역, 고용 상태, 자녀수, 가구총소득, 결혼 상태, 사회활동을 조사하였다. 연령은 45세 이상 49세 이하, 50세 이상 54세 이하, 55세 이상 59세 이하, 60세 이상 64세 이하로 구분하였다. 교육수준은 초등학교 졸업 이하, 중학교 졸업 이하, 고등학교 졸업 이하, 대학교 졸업 이상으로 구분하였다. 거주 지역은 서울특별시 또는 광역시이면서 동부는 ‘대도시’로, 도이면서 동부는 ‘중소도시’ 그리고 ‘읍부’의 총 3개의 범주로 구분하였다. 고용 상태는 2006년 기준의 고용 유무로 구분하였으며, 자녀수는 1명, 2명, 3명 이상으로 구분하였다. 가구총소득은 사분위수로 구분하여 low, middle-low, middle-high, high로 지정하였다. 결혼 상태는 현재 결혼인 상태를 기준으로 구분하였다. 사회활동은 모임(단체)의 참여횟수를 모두 합산하여 횟수에 따라 '거의 매일', '한 달에 1-4회', '일 년에 1-6회', '거의 없음'으로 구분하였다.
4) 건강관련 변수
본 연구에서 건강관련 변수로는 흡연, 음주, 운동 여부, 주관적 건강 상태, 고혈압, 당뇨, 심혈관질환, 만성 폐질환, 간질환, 뇌혈관질환, 관절염, 통증으로 인한 일상생활 어려움, 장애 판정, activities of daily living (ADL), mini-mental state examination (MMSE), body mass index (BMI), 악력을 포함하였다. 흡연변수는 지금까지 살면서 5갑 이상 담배를 피운 경험이 없고, 현재도 피우지 않는 경우 ‘비흡연자’로 분류하였고 지금까지 5갑 이상 담배를 피운 경험이 있는 경우 ‘과거 흡연자’, 현재 흡연 중인 경우 ‘현재 흡연자’로 분류하였다. 음주변수는 평소에 가끔 또는 자주 음주를 하거나 최근 음주인 경우는 ‘현재 음주자’로 분류하였고, 평소에 음주를 하지 않으면서 처음부터 금주인 경우를 ‘비음주자’로, 그 외는 ‘과거 음주자’로 분류하였다. 운동변수는 일주일에 1회 이상의 규칙적인 운동 여부로 구분하였다. 주관적 건강 상태는 ‘본인의 건강 상태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십니까?’의 문항에 대한 답변으로 ‘매우 좋음’, ‘좋은 편’, ‘보통’, ‘나쁜편’, ‘매우 나쁨’으로 구분하였다. 고혈압, 당뇨, 심혈관질환, 만성 폐질환, 간질환, 뇌혈관질환, 관절염, 장애 판정 변수는 진단 여부에 따라 ‘유’, ‘무’로 구분하였다. 통증으로 인한 일상생활 어려움은 그 유무에 따라 구분하였다.
ADL은 기본적인 일상생활 수행 능력을 평가하는 척도로, 옷 갈아입기, 세수/양치/머리감기, 목욕/샤워하기, 식사하기, 방 밖으로 나가기, 화장실 이용하기와 대소변 조절하기를 수행하는 데 있어 다른 사람의 도움이 필요한지 여부에 따라 측정할 수 있으며, 각각 일상생활을 하는 데 있어 부분적 또는 전적인 도움을 필요로 하는 경우는 ‘1’로 하고, 도움을 필요로 하지 않으면 ‘0’으로 하여 모두 합하였다. 따라서, ADL값은 0에서 7의 값을 범위로 하며 점수가 높을수록 혼자서의 일상생활 수행 능력이 낮음을 뜻한다. 인지능력을 평가하는 MMSE는 설문에 대한 응답을 가지고 정답과 오답을 각각 계산한 다음, 모두 합산하여 이용한다. 설문은 시간과 장소에 대한 지남력, 기억 등록, 주의집중과 계산, 기억회상, 언어, 시각적 구성의 7개 영역으로 이루어진 총 30문항으로 구성되며 각 문항을 정상적으로 수행하면 1점, 못하면 0점으로 부여한다. 총 30점 만점으로 점수가 높을수록 인지기능이 높은 것을 의미한다. BMI는 신체질량지수를 이르는 것으로 신장과 체중의 측정치를 사용하여 체중(kg)을 신장의 제곱(m2)으로 나누어 계산하며, BMI에 따라 비만 정도를 파악할 수 있다. 악력은 악력계를 사용하여 양손의 악력을 각각 2번씩 측정하여 측정값들의 전체 평균값을 이용하였다.
3. 통계 분석
연구 대상자의 자녀 독립에 따른 가족발달단계의 변화 및일반적 특성이 우울증 발생 유무에 미치는 영향을 알기 위해 명목변수에는 카이제곱 검정을 이용하였으며 연속변수에는 정규성이 있을 경우에는 t-test를 시행하였으며, 정규성이 없을 경우에는 Mann-Whitney U test를 시행하였다. 그리고 자녀 독립에 따른 가족발달단계 변화가 중년 한국인의 우울증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종단적으로 살펴보기 위해 일반화 추정 방정식 모델을 이용하였다. 통계 분석에는 IBM SPSS Statistics ver. 23.0 (IBM Co., Armonk, NY, USA)을 이용하였다.
결과
1. 가족발달단계 및 일반적 특성에 따른 우울증 유무의 차이
표 1에서는 연구 대상자의 1차부터 7차까지 자녀 독립에 따른 가족발달단계 및 1차 조사기준의 일반적 특성에 따른 7차 조사 때의 우울증 유무의 차이를 나타내었다. ‘자녀 양육기’에서 ‘자녀 독립기’로 변화군의 우울증 발생률(29.4%)이 ‘자녀 독립기’에서 ‘빈 둥지기’로 변화군(41.8%)과 가족발달단계 비변화군(37.5%)보다 유의적으로 더 낮았다(P=0.000). 자녀 독립에 따른 가족발달단계 비변화군과 두 개의 가족발달단계 변화군 간의 사후분석을 시행하였을 때, 가족발달단계 비변화군과 ‘자녀 독립기’에서 ‘빈 둥지기’로 변화군의 우울증 발생은 유의적인 차이가 없었으며(P=0.085), 가족발달단계 비변화군과 ‘자녀 양육기’에서 ‘자녀 독립기’로 변화군의 우울증 발생은 유의적인 차이가 있었다(P=0.005). 우울증 발생률은 여성(39.1%)이 남성(34.0%)보다 높았으며 (P=0.039), 연령대별로는 55세 이상 59세 이하에서 가장 높았다(51.4%, P=0.000). 그리고 교육수준이 낮을수록 우울증 발생률이 높은 경향을 보였다(P=0.000).
건강관련 변수와 우울증 발생률을 살펴보면 현재 음주자인 경우, 주관적 건강 상태를 ‘매우 나쁨’이라 답한 경우 우울증 발생률이 높았다(46.6%, P=0.022; 54.5%, P=0.000). 당뇨, 만성 폐질환, 뇌혈관질환, 관절염을 진단받은 대상자의 우울증 발생률이 진단받지 않은 경우보다 모두 유의하게 높았다(P=0.002, 0.003, 0.016, 0.023). 우울증이 있는 대상자의 평균 ADL은 0.04로 우울증이 없는 경우(0.02)보다 유의하게 높았으며(P=0.015), 우울증이 있는 대상자의 평균 MMSE와 악력이 우울증이 없는 경우보다 유의하게 낮았다(둘 다 P=0.000). 흡연, 운동, 고혈압, 심혈관질환, 간질환, 장애 판정 유무에 따른 우울증 발생은 유의적인 차이가 없었고, 우울 발생 여부에 따른 BMI에는 유의적인 차이가 없었다.
2. 자녀 독립에 따른 가족발달단계 변화가 독립적으로 우울증 발생에 미치는 영향
표 2는 자녀 독립에 따른 가족발달단계 변화가 독립적으로 우울증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종단적으로 알아보기 위한 generalized estimating equation (GEE) model 결과이다. 변수를 포함하지 않은 GEE model 1에서 ‘자녀 양육기’에서 ‘자녀 독립기’로 변화군과 비교하여 ‘자녀 독립기’에서 ‘빈 둥지기’로 변화군과 가족발달단계 비변화군의 우울증 발생 위험이 각각 1.25배(odds ratio [OR], 1.25; 95% confidence interval [CI], 1.098-1.427)와 1.26배(OR, 1.26; 95% CI, 1.092-1.453) 높았다. 교란요인들을 보정한 GEE model 2에서도 ‘자녀 양육기’에서 ‘자녀 독립기’로 변화군과 비교하여 ‘자녀 독립기’에서 ‘빈 둥지기’로 변화군의 우울증 발생 위험이 1.33배 높았으며(OR, 1.33; 95% CI, 1.028-1.723), 가족 발달단계 비변화군의 우울증 발생 위험이 1.35배 높았다(OR, 1.35; 95% CI, 1.036-1.771).
3. 남녀 성별 구분에 따라 자녀 독립에 따른 가족발달단계 변화가 독립적으로 우울증 발생에 미치는 영향
표 3는 남녀 성별을 구분하였을 때, 자녀 독립에 따른 가족발달단계 변화가 독립적으로 우울증 발생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한 GEE model 결과이다. 남성의 경우, 변수를 포함하지 않은 GEE model 1과 교란요인들을 보정한 GEE model 2에서 모두 ‘자녀 양육기’에서 ‘자녀 독립기’로 변화군과 비교하여 ‘자녀 독립기’에서 ‘빈 둥지기’로 변화군의 우울증 발생 위험이 유의하게 각각 1.22배(OR, 1.22; 95% CI, 1.003-1.488), 1.54배(OR, 1.54; 95% CI, 1.048-2.260) 높았다.
여성의 경우, GEE model 1에서 ‘자녀 양육기’에서 ‘자녀 독립기’로 변화군과 비교하여 ‘자녀 독립기’에서 ‘빈 둥지기’로 변화군과 가족발달단계 비변화군의 우울증 발생 위험이 각각 1.27배(OR, 1.27; 95% CI, 1.067-1.515), 1.39배(OR, 1.39; 95% CI, 1.153-1.675) 높았다. GEE model 2에서도 ‘자녀 양육기’에서 ‘자녀 독립기’로 변화군과 비교하여 ‘자녀 독립기’에서 ‘빈 둥지기’로 변화군의 우울증 발생 위험이 1.42배 높았으며(OR, 1.42; 95% CI, 1.100-1.837), 가족발달 단계 비변화군의 우울증 발생 위험이 1.53배 높았다(OR, 1.53; 95% CI, 1.150-2.023).
고찰
본 연구는 1차부터 7차까지의 KLoSA 자료를 이용하여 자녀 독립에 따른 가족발달단계의 변화가 우울증 발생에 끼치는 유의한 영향과 가족발달단계 변화와 우울증 발생의 종단적인 연관성을 확인하였다. 첫 번째 자녀가 독립을 하고 나머지 자녀가 독립하기 이전까지는 우울증 발생 위험이 감소하였지만, 모든 자녀가 독립을 하거나 가족발달단계의 변화가 없는 경우에는 우울증 발생 위험이 증가하였다. 남녀 성별을 구분하여 분석하였을 때에도 남녀 모두에서 유사한 결과를 보였다. 특히, 첫 번째 자녀가 독립하는 경우와 비교하여 남성에서는 모든 자녀가 독립하는 경우에 유의하게 우울증 발생 위험이 증가하였으며, 여성에서는 가족발달단계의 변화가 없는 경우와 모든 자녀가 독립하는 경우에서 모두 유의하게 우울증 발생 위험이 증가하였다. 가족발달단계 변화 이외에 우울증 발생에 유의한 영향을 끼친 요인에는 성별, 연령, 교육수준, 거주 지역, 고용 상태, 자녀수, 가구총 소득, 결혼 상태, 사회활동, 음주 여부, 주관적 건강 상태, 당뇨, 만성 폐질환, 뇌혈관질환, 관절염, 통증으로 인한 일상생활 어려움, ADL, MMSE, 악력 지수가 있었다.
중년기는 자녀가 독립을 시작하고 마무리하는 시기로 여러 가족발달단계가 포함된다. 따라서 자녀의 독립과 부모의 우울의 연관성을 파악함에 있어서 가족발달단계를 고려할 필요성이 있으나, 대부분의 선행연구는 가족발달단계의 구분 없이 모든 자녀의 독립(empty-nest)이 부모의 우울을 심화시킨다고 보고하였다[11-13]. Wang 등[11]의 중국 지방 도시의 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자녀가 독립한 고령자의 고독감, 우울 증상과 주요 우울 에피소드 유병률이 자녀가 독립하지 않은 고령자보다 유의하게 높으며, 인구사회학적 변수와 신체질환변수를 통제하였을 때에도 결과는 유사하다고 보고하였다. 이 연구는 자녀의 독립 여부와 부모의 우울의 연관성을 확인하였고, 우울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다양한 변수들을 통제하였다는 점에서 본 연구와 유사하지만, 2006년부터 2018년까지의 자료를 활용하여 분석한 종단적 연구인 본 연구와 달리, 2011년부터 2012년까지 시행된 단면연구이며, 고혈압, 당뇨, 심혈관질환 등의 다양한 만성 질환변수를 통제한 본 연구와 달리 적어도 하나의 만성 질환을 포함하였을 경우를 ‘신체질환’ 변수로 지정한 점에서 본 연구와 차이가 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자녀가 독립한 고령자와 자녀가 독립하지 않은 고령자를 비교하였을 때, 자녀가 모두 독립한 고령자에서 고독감의 평균 수치와 노인 우울 척도가 유의하게 높다고 보고하였다[12]. 그리고 한 연구는 자녀가 모두 독립함으로 인한 스트레스는 중년의 부모에게 우울 증상과 행동 증상, 인지 장애를 야기한다고 밝혔다[13].
반면, 자녀가 독립하는 것이 부모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다는 선행연구도 있다. 한 연구는 대다수 중년 부모들은 자녀가 독립할 때, 우울감이나 감정적 허탈감의 부정적 반응보다는 자아 성장을 향상시키고, 부부 관계 및 여가시간을 개선시키며, 성공적으로 자녀를 양육시키고 독립시키는 의미에서 숙달함을 느끼는 긍정적인 심리적 결과를 낸다고 보고하였다[14]. 이 연구는 첫 번째 자녀가 독립하고 나머지 자녀가 독립하기 이전까지는 부모의 우울증 발생 위험이 줄어든다는 본 연구 결과를 뒷받침할 수 있다. 또한, 호주 출생의 폐경 전 여성을 대상으로 한 9년의 전향적인 연구에서 연구 초기 자녀의 독립에 대해 걱정하지 않는다고 응답한 여성들에게서만 국한되어 마지막 자녀의 독립은 유의하게 일상의 번거로움의 횟수를 감소시켰고, 긍정적 기분 점수와 안녕(well-being) 점수를 증가시켰다고 보고하였다[15]. 이로 보아, 부모의 자녀 독립에 대한 긍정적 관점이 ‘빈 둥지기’로 전환기에 적응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연구는 자녀의 독립이 부모의 기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점에서 본 연구의 ‘자녀 양육기’에서 ‘자녀 독립기’로 변화군에서 우울증 발생 위험이 줄어드는 점을 뒷받침할 수 있다. 하지만 마지막 자녀의 독립이 어머니의 기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점은 본 연구에서 모든 자녀가 독립하는 단계인 ‘자녀 독립기’에서 ‘빈 둥지기’로 변화군에서 우울증 발생 위험이 높아진다는 결과와 상충되며, 이는 본 연구에서는 연구 초기에 자녀 독립에 대한 부모들의 관점 구분은 없었으며, 한국 중년 성인을 대상으로 하였기 때문에 호주 여성을 대상으로 한 선행연구와 문화적 배경의 차이로 인한 것이라 생각된다. 그리고 이 선행연구는 중년기 여성으로만 연구 대상이 국한되어 있으나 본 연구에서 남성과 여성을 구분하여 분석한 결과, 중년 남녀 모두에서 ‘자녀 독립기’에서 ‘빈 둥지기’로 변화군에서 우울증 발생 위험이 유의하게 높았다. 따라서, 본 연구는 중년기 성인 남녀를 대상으로 첫 번째 자녀의 독립이 시작되는 시점부터 모든 자녀의 독립이 마무리되는 시점의 가족발달단계를 구분하여 자녀 독립과 우울증과의 연관성을 확인한 것에 의의가 있다.
본 연구의 제한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본 연구는 고령화 연구패널을 활용한 이차 연구로, 우울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변수 설정에 제한점이 있다. 따라서, 추후 우울증 발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다른 변수들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 둘째, 우울증 진단에 임상적으로 흔히 이용되는 Diagnostic and Statistical Manual of Mental Disorders, Fifth Edition 진단기준이 아닌 CES-D10을 이용하여 실제로 우울증을 진단받은 대상자가 제외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셋째, 본 연구는 2006년 1차 조사부터 2018년 7차 조사까지 활용한 종단적 연구로 1차 조사와 7차 조사의 CES-D10 문항에 차이가 있다. KLoSA 1차 조사에는 CES-D10 (Anderson form)을 이용하였으며 5차부터는 CES-D10 (Boston form)을 이용하여 조사되었다. 변경된 문항들은 비슷한 의미의 문항들도 대체되었으나 우울증 진단에 영향을 끼쳤을 가능성은 있다.
결론적으로 본 연구에서 자녀 독립에 따른 가족발달단계 변화가 한국 중년 성인의 우울증 발생에 유의한 영향을 주는 것을 확인하였다. 따라서, 중년 성인의 우울증 관리에 자녀의 독립 여부를 중요한 요소로 확인하고, 이를 중년 성인 우울증 예방에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된다.